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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췌] http://march.kwedu.net/gangi2.htm


제 1 강의.

교육사란 무엇이며, 교육사는 왜 그리고 어떻게 연구해야 하는가?


<목 차>

1. 교육사란 무엇이며, 왜 공부해야 하는가?

2. 교육사는 어떤 방법으로 공부하는가?

3. 교육사 시대구분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안녕하십니까? 사이버 공간을 통해 여러분을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즐겁고 유익한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오늘은 교육사 강의 첫 시간이므로, 도대체 '교육사라는 것이 무엇이고, 왜 그리고 어떤 방법으로 교육사를 공부해야 하는가'를 살펴보겠습니다.

1. 교육사란 무엇이며, 왜 공부해야 하는가?

'교육사'가 무엇인지를 알아보기 전에 '역사'의 의미를 살펴봅시다. 먼저 역사의 중요성을 생각해 보면서 이야기를 풀어 나가 봅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없이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 중에는 오래 전부터 알았던 사람이 있는가 하면, 처음 만나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 처음 만나는 사람 중에는 앞으로 자신과 중요한 관계를 맺게 될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평생의 배우자를 선택해야 하는 '선'을 통해 만나는 사람이 그 좋은 경우입니다. 그런 경우에 우리는 그 사람이 현재 어떤 인물인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될 것인지를 가능한 한 정확하게 알려고 노력해야 되겠지요.

그렇다면, 도대체 처음 만난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그리고 앞으로 살면서 여러 가지 문제에 부딪히게 될텐데 그 때 그 때 포기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잘 해결해 나갈 수는 있는지 등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아마 그 사람이 살아온 과정을 자세하게 돌이켜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겁니다. 우리 부모님들이 결혼을 앞둔 자식에게 '가문'이니 '집안'이니 하며 시시콜콜 따져 물으시는 것도 알고 보면 꼭 고리타분하거나 답답한 것만은 아닙니다. 물론 사람은 뒷전에 두고 그 사람의 배경만을 보시고자 한다면 결코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지만, 그 사람을 이해하기 위한 것이라면 매우 지혜로운 일임에 틀림없습니다. 왜냐하면, 현재의 그 사람은 부모와 형제, 가정 환경, 학교 등과 같은 성장환경과 부단히 상호작용하며 형성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한 사람을 자세히 이해하기 위해 그 사람의 과거를 유심히 돌이켜 보는 것은 매우 좋은 방법입니다.

역사라는 것이 중요한 이유도 이와 같은 겁니다. 현재 우리가 발을 붙이고 살아가는 이 사회가 도대체 어떤 사회이고, 앞으로 어떻게 변해갈 것인지는 다름 아닌 바로 나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재에 대해 보다 자세히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으며, 그러기 위해서 현재를 잉태한 과거를 관심 있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노력은 결국 조만간 다가 올 미래를 예측하고 대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즉 역사를 살피고 분석함으로써 현재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으며, 미래에 대해 보다 과학적으로 예측함으로써 우리의 삶을 보다 잘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역사는 현재를 올바로 이해하고 미래를 보다 희망적으로 설계하고 준비하기 위한 자료를 제공해 준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있습니다. 이렇게 볼 때 '역사'의 개념 속에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라는 개념이 모두 녹아있으며, 이러한 의미에서 '역사학'은 매우 실천적이며 생동감 넘치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역사의 중요성을 살펴보았습니다. 이제 역사의 의미를 검토해 봅시다.

중국에서는 역사를 일컬어 춘추(春秋)라 했고, 우리 나라에서는 '통감'(通鑑)이라고 했습니다. 춘추라는 말과 통감이라는 말은 역사의 정의에 대한 대립적인 견해를 잘 나타내 주고 있습니다. 먼저 춘추란 "의심스러운 것은 의문스러운 대로 전하고, 진실한 것은 진실한대로 전하는 것이 바로 춘추의 법이다"라는 말처럼, 사실을 있는 그대로 정확하게 기록한다는 의미입니다. 즉, 사건에 대한 사실적인 기록이 역사라는 뜻입니다. 이에 비해서 통감이란 사실을 거울을 통해 반사시켜 본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거울이란 무엇을 뜻하겠습니까? 그것은 곧 현재를 의미합니다. 즉, 과거의 사건을 현재라는 거울을 통해 해석하는 것이 역사라는 말이겠지요. 결국, 역사란 과거의 사실 그 자체에 대한 기록이면서, 그 사실을 어떠한 기준에 입각해서 새롭게 해석하여 현실과 미래에 적용하는 행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참고로 몇몇 역사학자들이 내린 역사에 대한 정의를 소개합니다. 카(E. H. Car)는 역사를 "역사가와 사실과의 끊임없는 상호작용의 과정이요,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보았으며, 베른하임(E. Bernheim)은 "사회인으로서 활동하는 인간의 공간적, 시간적 발전 사실의 인과관계를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이해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나라의 유명한 역사학자인 신채호 선생은 역사란 "인류사회의 아(我) 비아(非我)의 투쟁이 시간부터 발전하여 공간으로 확대하는 정신적 활동 상태의 기록"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신채호 선생이 말씀하신 '아'란 주체적인 입장에 있는 존재이고, '비아'란 그 밖의 모든 존재를 의미합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한 가지 꼭 언급해야 할 문제가 있습니다. 그것은 사관의 문제인데, 앞에서 역사란 과거의 사실과 사건에 대한 해석을 의미하기도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입장에서 해석할 것인가가 문제가 됩니다. 예를 들어 이미 20년 전의 일이 되어 버린 1980년 광주 민중항쟁을 우리가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고 해석하느냐에 따라 그 사건은 우리에게 전혀 다른 두 가지 성격으로 다가옵니다. 만약 우리가 당시 사건에서 가해자의 위치에 있던 사람들의 입장을 취하게 되면, 국가를 전복하고 사회를 혼란에 빠뜨린 폭동에 불과합니다. 아마 모르긴 해도 당시에 가해자의 위치에 있던 사람들은 여론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민주화 운동'이라는 표현을 쓴다고 하더라도 내면에 있어서는 여전히 폭도들의 난동에 불과하다고 여기고 있을 지도 모릅니다. 반면에 당시의 피해자들의 입장을 취하게 되면 민중들의 민주화 요구를 가해자들이 무참히 학살한 사건이며, 그 학살에 대한 민중들의 처절한 저항운동이자 사회변혁 운동입니다. 광주문제가 여전히 완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는 것도 바로 양자간의 이러한 입장 차이가 작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역사를 공부하고자 하는 우리로서는 여러 가지 '해석의 입장', 즉 사관의 문제를 꼭 검토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어쩌면 이 문제는 역사 공부의 처음이자 끝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겁니다. 그러나 여기에서는 지면 관계상 다양한 사관을 살펴볼 수 없습니다. 따라서 여러분들이 직접 공부해 보시기 바랍니다(참고서적 : 차하순 편, 사관이란 무엇인가, 1986, 청람).

위에서 역사의 정의를 살펴보았는데, 그렇다면 교육사란 무엇이며 왜 연구해야 할까요?

교육사란 결국 교육의 역사입니다. 따라서 교육사란 교육이라는 현상을 어떤 관점에 입각해서 재해석하여 기술한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교육이란 학교라는 일정한 공간에서 형식적으로 이루어지는 계획적 활동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본래 교육이라는 인간 고유의 활동은 우리의 일상적인 생활 모든 영역에 걸쳐 있습니다. 즉, 인간의 모든 삶이 교육에 직ㆍ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으며, 이러한 의미에서 교육이란 곧 삶의 과정 그 자체이고 인간형성과 사회개조를 위한 모든 과정이 곧 교육의 과정입니다. 따라서 교육사란 결국 단순히 학교교육의 역사만이 아니라 인간의 일상적인 삶 속에 녹아있는 다양한 교육적 현상을 분석하고 해석하며 그 결과를 기록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교육사를 연구해야 하는 이유는, 앞에서 설명한 역사의 중요성과 마찬가지로, 교육사 연구가 현재의 교육문제를 보다 올바르게 이해하고 교육의 미래를 보다 과학적으로 준비하기 위한 자료를 우리에게 제공해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기언 박사는 교육사 연구의 필요성을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제시하고 있습니다(한기언, 교육사학, 세광공사, 1980)

첫째, 교육적 지혜를 얻기 위해서 입니다. 교육사는 인류가 오랜 세월을 걸쳐 겪어온 교육경험 및 사상을 역사적 관점에서 정리한 교육적 지혜의 결정입니다. 우리는 인류가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축적해 놓은 삶의 경험과 교육 경험을 매개로 하여 과거와 현재 그리고 현재와 미래와의 대화가 가능합니다. 그러한 대화를 통하여 현재의 교육적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를 조망할 수 있는 지혜를 얻게 되는 것입니다.

둘째, 교육현실에 대한 본질적 이해를 위해서 입니다. 현실이란 언제나 역사적 현실입니다. 현재는 다른 시대와 무관한 독립적인 시점이 아닙니다. 수많은 교육문제가 자세히 관찰해 보면 그 어느 한 가지도 오늘에 와서 갑자기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어떤 원인에 의해 발생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과거와 단절된 채 현실만을 볼 때 그 문제의 본질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습니다.

셋째, 현대문화에 대한 비판과 미래 사회의 발전을 위한 지침을 얻기 위해서 입니다. 교육은 그 성격상 현실에 만족하지 않고 항상 보다 나은 사회를 추구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교육은 항상 현대문화에 대한 비판과 미래 사회의 교육적 발전을 위한 기준과 준거를 마련하는 일에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교육사는 그 기준과 준거를 마련하기 위한 자료를 과거의 교육적 사건과 사실로부터 발견하여 활용하고자 하는 학문입니다.

2. 교육사는 어떤 방법으로 공부하는가?

앞에서 교육사의 정의와 교육사 연구의 중요성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렇다면 교육사는 어떤 방법으로 연구해야 할까요? 교육사 연구 방법으로는 교육문화사적 접근, 인물사적 접근, 교육문제사적 접근, 교육사상사적 접근, 교육제도사적 접근, 교육학사적 접근 등이 있습니다. 물론 교육사 연구 방법은 보는 이의 관점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구분될 수도 있으나 여기에서는 편의상 위와 같은 방식으로 구분하고, 이하에서 각각을 간략하게 설명하겠습니다.

첫째, 교육문화사적 접근은 인류의 역사를 본질적으로 문화의 역사라고 보고, 교육을 문화와 관련시켜 파악하고자 하는 접근 방식입니다. 즉, 교육의 문제는 곧 문화의 문제라고 보는 입장으로서, 교육사의 임무는 당시의 문화를 성찰하고 비판하는 일이라고 보는 접근 방식입니다.

둘째, 인물사적 접근은 역사가 위대한 당시의 위대한 인물에 의해 형성된다고 보고, 교육사란 당대의 위대한 인물, 특히 위대한 교육가의 사상과 활동을 연구하는 일이라고 보는 입장입니다.

셋째, 교육문제사적 접근은 현대교육의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문제중심의 교육사 연구가 필요하다고 보는 입장입니다. 이 입장에서는 이 입장에서는 교육사를 교육목적의 변천사, 커리큐럼의 개편사, 교육방법의 발달사, 교사양성제도의 발달사, 초등교육사, 중등교육사 등과 같이 주제 중심으로 서술하고자 합니다.

넷째, 교육사상사적 접근은 교육사상의 흐름을 교육사상가 중심으로 혹은 교육사조의 흐름을 중심으로 서술하고자 하는 입장입니다. 예를 들어 자연주의 교육사, 진보주의의 발달사 등과 같은 역사서술이 이에 해당합니다.

다섯째, 교육제도사적 접근은 일반적으로 형식교육을 규정하는 모든 규정과 법제 및 학교제도, 교원양성제도, 교육행정제도 등을 대상으로 연구하는 방식입니다.

여섯째, 교육학사적 접근은 교육학의 발달사입니다. 이는 연구의 중심 주제와 경향 및 성과가 어떻게 변천되었는가를 서술하려고 하는 입장입니다.

3. 교육사 시대 구분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이 문제는 사실 역사연구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에 속합니다. 왜냐하면 어떤 사관을 취하느냐에 따라 매우 다양한 시대 구분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마르크스의 유물사관에 따르는 학자들은 인류의 역사를 원시공산사회, 노예제사회, 봉건제사회, 자본주의사회, 사회주의사회로 구분합니다.

이 강의에서는 교육사 시대 구분의 일반적인 방식인 원시사회, 고대사회, 중세사회, 근세사회, 현대사회 등으로 구분하겠습니다. 그리고 원시사회에서는 서양과 우리나라의 교육사를 동시에 다루고, 고대사회에서는 서양의 그리스 및 로마사회, 우리나라 삼국사회의 교육사를 다루겠습니다. 또한 중세사회에서는 서양의 중세사회와 우리 나라 고려 및 조선 실학시대 이전을 다루며, 근대사회에서는 서양 문예부흥기로부터 19세기까지를, 그리고 우리나라 조선시대 실학사상기 이후부터 일제 강점기 이전까지를 다루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현대사회에서는 서양과 우리 나라의 20세기 교육을 다루겠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편의상의 구분일 뿐이며, 보는 시각에 따라 얼마든지 다르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 다시 음미해 보기

1. 교육사 연구는 왜 필요한가?


* 미리 생각해 보기

1. 성년식에는 어떠한 종류가 있었으며, 그 교육적 의미는?

2. 우리 나라 건국신화의 교육적 의의는?

3. 화랑도의 교육적 특징은?

4. 스파르타와 아테네의 교육적 특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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